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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영화 리뷰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리뷰

by 블루베리팝콘 2020. 10. 24.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리뷰


 

 

방송 : 2020. 8. 31 ~ 10.20,  SBS

 

장르 : 로맨스

 

제작 : 스튜디오S

 

연출 : 조영민

 

극본 : 류보리

 

출연 : 박은빈, 김민재, 김성철, 박지현, 이유진, 배다빈 등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분량 : 16부작

 


 

한동안 중드, 대드에 빠져 있느라, 한국드라마를 안 본지 오래됐다. 아직도 위시 리스트에 넣어둔 중드, 대드 목록이 한 가득인데, 내가 자주 가는 커뮤니티에서 매주 월, 화만 되면 준영이, 송아 얘기를 해대는 거다.

 

얘들이 누군데 이 난리야. 하면서 찾아보게 된 드라마, 자칫 못보고 지나쳤으면 아쉬웠을 드라마, 오늘은 그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리뷰를 해볼까한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SBS 월,화 드라마로 10월 20일에 종영된 따끈따끈한 신작이다.

 

연출은 조영민, 극본은 류보리 작가로, 두 사람다 내게는 낯선 이름이었다. 찾아보니, 지난 해 두 사람이 함께 "17세의 조건"이라는 2부작 단편을 함께 작업했다고 나온다.

 

조영민 pd와 류보리 작가는, 나처럼 문외한인 사람에게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 클래식이라는 소재를 아주 따뜻하고 감성적으로 풀어냈다.

 

 

주변 사람들의 성화에 보기 시작한 드라마에 어느새 빠져들어버린 나는. 문득 이렇게 예쁜 드라마를 쓴 작가는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졌다. 찾아보니 작가의 이력이 화려했다.

 

서울대 음대 바이올린 전공에, 경영학 복수 전공, 뉴욕대 공연예술경영학 석사, 뉴욕필하모닉 마케팅, 교육부서에 근무.

 

그러고 보니, 자신의 이야기를 썼나 싶을 만큼 극중 송아의 프로필이 류 작가를 닮아 있다. 음악 전공에 뉴욕필의 마케팅 업무를 하던 사람이 어떻게 드라마 작가가 되었나 싶었더니, 류보리 작가는 2006년 이미 소설을 쓴 경력도 있었다.

 

이런거 보면 신은 참 공평하지 않은 것 같다. 한 가지 재능도 없어 늘 좌절하는 나같은 인간도 있는데, 이렇게 여러 방면에서 두루두루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도 있다니. 얼굴도 모르는 류보리 작가에게 질투가 느껴질 지경이다. 

 

드라마 리뷰를 적겠다더니 어찌 작가 얘길 너무 길게 늘어놓은 감이 있다. 그럼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

 

채송아 역의 박은빈


 

여자주인공 채송아는 서령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4수를 거쳐 서령대 음대를 들어온 음악도이다.

 

극중 서령대 음대는 음악을 하는 중고등학생이면 누구나 들어가고 싶어하는 한국 제일의 음대로 나온다. 그러니까 현실에서는 S대 음대쯤 되는 거다. 송아는, 그 S대의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현실 속에서도 S대 경영학과면 대단히 공부를 잘해야만 갈 수 있는 곳이 아닌가.

 

부모님과 언니도 모두 변호사에 엘리트 집안의 송아, 본인 역시 부모님과 언니와 마찬가지로, 모자랄 것 없는 인생을 살 수 있었던 송아였지만, 송아는 안정적인 미래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바이올린, 하지만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늘 일치하지는 않는 법이다. 그것이 송아를 좌절하게 한다. 누구보다 바이올린을 사랑하고 잘 하고 싶지만, 현실은 오케스트라 맨 뒷자리, 이제 1학기만 더 하면 대학을 떠나야 하는데 받아주는 곳도 없다.

 

그런데 현실에 좌절하고 기죽어 있는 송아 앞에 유명한 피아니스트 준영이 나타난다. 그리고 위기에 처할 때마다, 좌절하고, 힘들어 할때마다 위로해준다.

 

세상을 무대로 연주  투어를 다니는 유명 피아니스트에 비해, 자신의 실력과 처지는 너무 초라하기만 하고, 게다가 준영의 옆에는 준영이 오랜 시간 짝사랑한 정경도 있는데, 그런데도 송아는 준영이 자꾸 좋아진다.

 

 

박준영 역의 김민재


 

잘생긴 외모에, 다정한 성격, 목소리마저 끝내주는 유명 피아니스트.

 

쇼팽 콩쿨 2위 입상자로 전세계를 무대로 연주 투어를 다닌다. 사정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천상에 사는 남자같지만, 준영의 속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준영을 동정하기까지 한다.

 

늘 사기를 당하면서도 끊임없이 빚보증을 쓰는 아버지 때문에, 콩쿨 입상후 7년을 연주 투어를 다녔지만, 통장에는 돈 천만원이 없는 남자, 가장 아닌 가장으로서의 삶의 무게감과, 중학교 때부터 자신을 후원해준 경후 그룹에 대한 부채감으로 준영은 이미 지쳐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삶에 지쳐있는 준영의 눈에 자꾸 송아가 보인다. 바이올린을 누구보다도 사랑하지만, 재능이 없어 좌절하는 그 여자가 안쓰럽고, 친구가 좋아하는 남자를 몰래 짝사랑하며 가슴 졸이는 그 여자의 처지가 저를 닮았다.

 

준영은 어려서부터 경후 그룹의 상속녀 정경을 좋아했다. 하지만, 정경의 옆에는 항상 현호가 있었고, 경후그룹에서 후원을 받아온 저는 좋아한다는 말조차 한번도 정경에게 해본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랬을까? 힘들어하는 송아의 곁에서 준영은 조금이라도 위로를 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어느날, 송아가 그러는거다.

 

"당신이 좋아요."

 

준영도 송아와 함께 있는 시간이 즐겁고 좋았다. 그리고 그녀의 올곧고 언제나 남을 배려하는 따듯한 마음이 자신을 위로한다. 하지만 준영의 마음 속에는 여전히 정리해야 할 정경에 대한 마음이 있었고.

 

"조금만 기다려줄래요."

 

그러나, 오래 묵은 정경에 대한 마음은 하루 아침에 정리가 되는 게 아니었고, 그러는 사이 정경마저 준영이 좋다고 고백을 하면서, 상황은 더 나빠지기만 한다.

 

정경만큼 제게는 중요한 친구 현호를 생각해서도, 오랜 시간 저를 후원해준 경후그룹을 생각해서도 정경에 대한 마음을 정리해야 하는데, 어쩐지 위태로워만 보이는 정경을 준영은 모질게 외면하지도 못하고, 송아에게 원치않은 상처를 주게 되는데..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리뷰

 

개인평점 : ★★★★★


오랜만에 만난 수작. 가을날에 어울리는 따뜻한 감성 멜로.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담담하고 잔잔하게 가슴을 파고드는 준영과 송아의 사랑 얘기에 나도 모르게 어느새 흠뻑 빠져서 본 드라마.

 

그 흔한 한류스타 한명 없이도, 스토리의 힘만으로 이렇게 수작 드라마를 만들어 낸 연출진과 작가에게 경의를 표하며,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하게 준영과 송아를 그려낸 김민재, 박은빈 배우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조영민, 류보리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며, 마지막으로 내가 "애인있어요" 때부터 팬이었던 백지원 배우님 언제나 응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준영과 송아의 예쁜 스틸 몇장 더 올리고 물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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